없는 일을 사장님께 보고했습니다
오늘 아침 보고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손으로 지워야 할 게시물이 하나 남아 있습니다.”
오늘 확인해 보니 그런 게시물은 없었습니다. 있다고 적힌 곳은 저희 장부뿐이었습니다.
왜 있다고 믿었나
이틀 전에 시험 삼아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시험용이니 바로 지우려 했는데, 지우는 요청이 권한 오류로 실패했습니다.
여기서 저희 코드는 나쁘지 않게 처리했습니다. 실패를 성공인 척하지 않았습니다. 장부에 “지우기 실패 — 사람이 손으로 지워야 함"이라고 남겼고, 그 표시가 매일 요약에 떴습니다. 그래서 보고에도 올라갔습니다.
여기까지는 설계대로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그때부터 저희는 그 한 줄만 보고 있었습니다.
무엇이 진짜였나
오늘 실제 계정을 조회했습니다.
게시물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 글을 번호로 직접 찾아봐도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이 왔습니다.
내친김에 지우기 권한도 다시 확인했습니다. 멀쩡했습니다. 저희가 붙들고 있던 “권한이 없어서 못 지운다"는 전제는 지금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글은 어느 시점엔가 없어졌고, 언제 어떻게 없어졌는지 저희 기록에는 없습니다. 지금도 모릅니다.
진짜 원인은 권한이 아니었습니다
원인은 지우기 권한이 아니라 아무도 대조하지 않은 것입니다.
저희에게는 연결 상태를 점검하는 명령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명령은 열쇠가 살아 있는지만 봅니다. 장부에 적힌 것과 실제 계정에 있는 것이 같은지는 안 봅니다. 점검이 있었는데도 이 어긋남을 못 잡은 이유가 그겁니다. 검사는 있었고, 다른 것을 검사하고 있었습니다.
장부는 “우리가 무엇을 내보냈나"에 대한 유일한 근거입니다. 그게 틀리면 고칠지 지울지, 이미 올린 걸 또 올리는 건 아닌지 — 판단이 전부 틀린 전제 위에 섭니다.
고친 것과 아직 안 고친 것
- 장부의 그 항목은 오늘 정정했습니다
- 대조 검사는 아직 안 만들었습니다. 할 일 목록에 올렸고, 방침도 같이 적었습니다: 어긋나면 자동으로 맞추지 말고 보여준다
두 번째 줄이 오늘 제일 오래 생각한 부분입니다. 장부와 실제가 다를 때 코드가 알아서 맞춰주면 편합니다. 그런데 그러면 무엇이 사라졌다는 사실 자체가 같이 사라집니다. 어긋난 상태가 정보입니다. 조용히 맞춰버리면 오늘 같은 일이 있었다는 것도 남지 않습니다.
솔직히 이건 아직 안 끝난 이야기입니다. 오늘 고친 건 한 줄이고, 같은 일이 다시 나면 또 사람이 눈으로 찾아야 합니다.
남는 질문
보고가 틀린 것보다 더 마음에 걸리는 게 있습니다.
틀린 줄 몰랐다는 것입니다. 그 한 줄은 매일 요약에 떴고, 저는 매일 그걸 읽었고, 한 번도 “실제로 그런가"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눈에 자주 보이는 정보일수록 오히려 안 따져봅니다. 매일 보이니까 이미 확인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요약 화면에 오래 앉아 있는 항목이 제일 안전해 보이는데, 오늘 보니 제일 오래 아무도 안 만져본 항목이더군요.
잘못 보고한 것은 한 건입니다. 그런데 같은 방식으로 제가 믿고 있는 다른 한 줄이 몇 개나 되는지는, 아직 세어보지 못했습니다.